온천마을에서 마을경영을 배우다
유후인의 마을 브랜딩 전략
지은이 오사와 다케시, 요네다 세이지
옮긴이 김 홍 기
사 양 반양장 150x210 317쪽
ISBN 979-11-88602-27-8
정 가 15,000원
유후인이 사랑받는 여행지가 된 비결은?
온천 말고는 관광객을 유인할 만한 자원이 없던 유후인 온천마을이 꾸준히 사랑받는 관광지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대중관광이 성장하던 시기에 단체관광객을 맞으려는 대형 리조트 개발 압력에 맞서 유후인의 풍부한 자연과 고즈넉한 풍경을 지켜낸 유후인의 마을 브랜딩 전략을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관광지나 지역 특산품을 홍보해 지명도를 높이는 지역 브랜딩이 아니라, 브랜드의 본질인 지역 특성을 지키면서 끊임없이 혁신하여 관광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전략이다. 그동안 ‘유후인 모델’에서 ‘시장 경쟁력’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이들이 놓친 것과 그 모델로 시장 경쟁력을 지속해서 발전시키는 전략을 밝힌다. 또 ‘유후인 모델’을 적용해 관광을 활성화시킨 다나베 시의 사례는 유후인의 마을 브랜딩 전략을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예증이 될 것이다.
유후인의 관광마을 브랜딩은 무엇이 다른가?
20세기 대중관광은 난개발과 지속성 없는 이벤트를 쏟아내며 어디를 가든 비슷한 관광지를 만들어냈다. 외부 자본이 몰고 온 대형 리조트는 상업을 독점해 주변 상점은 빈곤해지고 경쟁도 심해져 관광지의 매력은 사라져간다. 21세기 관광객의 요구는 다양해지고 고급스러워졌지만, 대부분의 관광지들은 여전히 20세기 단체관광의 여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광부흥기를 또 다시 맞이하고픈 지역들이 극찬하며 모방하려는 관광지가 있으니 바로 유후인 온천마을이다. 수많은 관광지들이 배워가고 모방하고 있지만 성공시키지 못하는 유후인의 마을 브랜딩에는 어떤 전략이 숨어 있는가. 이 책에는 유후인의 성공담을 배우고 따라하려는 지역들이 놓친 이념과 전략을 밝힌다.
자연과 온천 외에는 아무것도 없던 마을이 연간 400만 명이 찾는 유명 관광지가 될 수 있는 비결은 통상적인 생각을 뒤집은 역발상이었다. 모두들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무엇을 할지”를 고민할 때 유후인은 “무엇을 위한 관광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관광을 수단 삼아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를 목적으로 “관광이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물음을 던진 것이다.
비수기 없는 관광지는 만들어지는가?
우리가 생각하는 유후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 매력은 40년을 이어오고 있고, 이런 지속적인 시장 경쟁력은 ‘자연’ ‘고즈넉함’ ‘축제’ ‘고급 료칸’만으로 얻어지지 않았다. 또한 관광지는 단체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왔다가 스치듯 떠나버려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경영난을 겪던 유후인의 젊은 료칸 주인들이 빚을 내가며 독일의 휴양지에서 배워온 ‘지역 특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시작으로, 외부 자본과 맞서 대규모 개발을 막아내고, 마을의 환경과 경관을 지탱하는 것이 농업임을 깨닫고 농가소득을 지키기 위해 ‘지산지소’를 고집하며, 마을에 예술을 끌어들여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등 지역 전체가 관광시장에 대응하였다.
독일로 답사를 갔던 료칸 주인들부터 료칸을 아담하고 자연과 어울리게 짓기 시작했다. 음식점이나 토산품점을 료칸 안에 두는 것이 아니라, 주방장이나 식품담당자를 교육시켜 료칸 밖으로 독립시키는 스핀오프도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료칸의 식당에서는 지역의 농산물로 독특한 메뉴를 개발해 고급스러워진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오래된 건물이나 역사를 미술관 등으로 개조해 문화 수준도 한층 끌어올렸다. 고즈넉한 료칸, 개성 있는 음식점과 토산품점, 미술관들은 산책 코스가 되어 일본의 온천마을 중 관광객의 체류시간이 가장 긴 관광지가 되는 성과를 올렸다.
이렇듯 유후인은 마을에 라이벌이 아니라 동료를 늘려 개성 넘치는 상품과 가게를 늘리고, 수준 높은 잠자리와 음식으로 관광객에게 설득력 있게 객단가를 높여 지역산업을 안정시켰다. 이는 성수기에만 붐비는 다른 관광지가 겪던 고민거리를 해결했는데, 평일이나 비수기에도 관광객이 찾아오고 재방문율도 높였다.
유후인의 성공담을 나누다
세 명의 젊은 료칸 주인들이 답사로 시작된 유후인의 성공담은 완벽할 정도로 스토리화되어 있다. 대형 리조트 열풍에 맞서 자연과 어울리는 아담한 료칸을 만들자 지역 사람들이 ‘작은 숙소’ 전략을 이어갔다. 초기에 문을 연 네 곳의 료칸은 숙소 형태뿐 아니라 사랑받는 관광마을을 만들어가는 데 좋은 영향력을 퍼트렸다. 료칸에서 채용한 전문 요리사들은 주변 주방장들을 모아 요리를 연구하고 비법을 전수해 유후인 전체의 요리 수준을 끌어올렸다. 료칸과 별도로 마련한 카페, 오픈 바, 토산품점, 음식점 등 퍼블릭 스페이스는 관광객과 마을사람들이 어울리는 자리가 되었다. 이곳에 모인 외부의 정보, 지식, 기술, 인재, 자금 등 자원은 다양한 혁신으로 재탄생되었다. 각종 축제, 이벤트, 예술운동이 이곳에서 만들어져 ‘유후인’이라는 브랜드에 경쟁력이라는 날개를 단 것이다.
유후인이 관광을 무기로 살기 좋고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어 가는 아이디어와 실천은 참신하고 혁신적이다. 저자는 수많은 개인과 지자체가 유후인을 배워 갔음에도 일회성 축제와 겉도는 마을만들기로 고전하는 이유를 과정보다는 결과에만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40년 넘게 진행 중인 유후인의 마을 브랜딩 전략을 해부해 놓았다. 이제 ‘무엇을 위해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역발상으로 ‘제2의 유후인’을 기대해 볼 만하다.
여는 글 | 사랑받는 여행지가 된 유후인의 비결
유후인, 사람을 치유하는 힘을 지켜내다
유후인 관광마을 만들기를 둘러싼 의문과 과제
관광마을 만들기 3단계
이 책의 구성
21세기 지역 활성화 모델, 유후인
제1장 유후인다움, 지역 특성을 만들다
1. 마을만들기를 위한 관광의 기본자세
2. 지속 가능한 지역을 만들다
3. 마을만들기에서 관광의 힘
4. 마을 브랜딩으로 경쟁력을 키우다
제2장 동적 네트워크,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다
1. 사람과 사람을 잇다
2. 동적 네트워크와 혁신
3. 유후인 마을만들기와 지식창조 프로세스
4. 혁신, 관광 경쟁력을 높이다
제3장 시장 경쟁력, 관광지로 성공하다
관광마을 만들기 실천 사례 1. 유후인다운 작은 숙소의 확산과 집적 과정
1. 유후인다움을 만드는 ‘작은 숙소’ 전략
2. 유후인에 료칸이 들어서다
3. 작은 숙소 전략이 온천의 경쟁력을 높이다
관광마을 만들기 실천 사례 2. 음식과 농업의 혁신
1. 료칸에서 독립하여 새로 문을 연 가게
2. 유후인만의 요리가 탄생하다
3. 유후인다운 명물 요리가 탄생하다
관광마을 만들기 실천 사례 3. 유후인의 예술 운동과 경관 만들기
1. 유후인 예술 운동
2. 유후인의 경관과 디자인
제4장 관광마을 만들기의 롤모델이 되다
1. 유후인 모델과 관광마을 만들기
2. 단계 ①: 유후인다움=지역 특성을 만들다
3. 단계 ②: 동적 네트워크=사람을 연결하다
4. 단계 ③: 시장 경쟁력=관광지로 성공하다
5. 유후인 모델의 과제
6. 유후인, 21세기 관광지 전략 모델이 되다
관광마을 만들기 실천 사례 4. 다나베 시 구마노 투어리즘 뷰로
1. 유후인을 롤모델로 삼다
2. 관광을 계획하다
3. 다나베 시 구마노 TB의 활약과 혁신
4. 다나베 시, ‘유후인’을 롤 모델로 삼다
맺음말
역자 후기
인용․참고문헌
오사와 다케시
와카야마 대학 경제학부 교수, 경제학 박사. 1966년 출생, 도호쿠 대학 대학원 경제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도호쿠 대학 경제학부 조수, 와카야마 대학 경제학부 강사, 준교수를 거쳐 현직. 주요저서 《観光革命 体験型․まちづくり․着地型の視点》(角川学芸出版, 2010).
요네다 세이지
에히메 대학 법문학부 인문사회학과 준교수, 공공정책학 박사. 1963년 출생, 1989년 와세다 대학 대학원 이공학연구과 석사과정 수료, 같은 해 도쿄도청 입사. 1998년 도쿄도청 퇴사 후 같은 해 유후인 관광종합사무소 사무국장으로 취임, 2010년 사무국장 퇴임. 2011년 구마모토 대학 대학원 사회문화 과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2012년 에히메 대학 법문학부 종합정책학과 강사를 거쳐 2016년 4월부터 현직.
김홍기
일본 교토 대학에서 건축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동명대 건축학과에 재직 중이다. 역사적 건축물 보존, 경관 보존, 지역 재생, 지역 활성화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및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도시재생, 현장에서 답을 찾다》(미세움, 2019), 《마을이 일자리를 디자인하다》(미세움, 2017), 《창조농촌을 디자인하다》(미세움, 2015)에 역자, 저자로 참여했다.